서유가 수정을 처음 만난 것은 10년 전 과 MT 자리에서였다.첫 MT 참가로 인해 아직 얼굴을 익히지 못한 짓궂은 선배들 사이에서 꾸역꾸역 술을 마셔가며 버티던 서유는,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이 저를 마시고 있다고 생각했다. 눈앞이 핑핑 돌고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어지간히 마셔댄 술기운이 뒤늦게 훅 올라온 듯했다. 태어나서 처음...
힘이 들어 이마를 닦아내고는 가방을 추슬러 고쳐맸다. 무겁기는 정말 무겁다. 가방 안에 들어간 문제집만 해서 열댓 권은 될 것이다. 서유는 휴, 하고 한숨을 내쉬며 다시 부지런히 잰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. 할머니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다. 부지런히 걷자, 곧 저 앞에 간간이 회색 슬레이트 지붕이 보여온다. 다시 기운을 냈다.동네 어귀에 다다르자...
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, 서유는 짧게 심호흡을 했다.졸업한 이래 가끔 만나는 대학 선배들과는 대체로 사이가 좋은 편이지만, 단 한 명, 기해은과의 사이는 어딘가 항상 껄끄러웠다. 그리고 그 껄끄러움이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, 웬만해서는 해은과 직접 연락하는 것을 꺼려왔었다.만약 어제 저녁, 해은이 문자로 긴히 할 말이 있으니 오늘...
자정이 넘어가는 시간에 전화벨이 울린 것이 1시간 전의 일이었다. 무시해야지, 무시해야지 속으로 몇 번을 되뇌면서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 이불 속을 파고 든 것도 1시간 전의 일이었다. 이번에야말로 모르는 척해야지, 무슨 호구도 아니고…… 하고 생각했었다.그러나 그로부터 1시간이 흐른 지금, 서유는 강남역 근처에 있는 지하 바 입구에 서 있다. 평소 같으면 ...
※ 주 : 등장인물은 모두 성인입니다. 부도덕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. ※1년간의 재수 끝에 수능을 치른 재수생은 친구들과 술집에 갔어. 그리고는 술을 마구 마셔댔지.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속이 너무 상해서 그런 거야. 차마 남들에게 말 못할 짝사랑의 대상은 3년 전 앞집으로 이사 온 아줌마였어. 저보다 한참이나 어른인 데다가 번듯한 ...
처음 내가 기 선배에게 시선을 둔 것은 그 외모 때문이었다.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하얀 얼굴에 초승달 같은 웃음을 짓고 있던 그녀는 어느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아가씨 같았고, 그래서 눈이 갔던 것이다. 누구나 미인을 보면 그럴 것이기에, 이 일 자체는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. 다정하고 친절하며 언제나 부드러운 언행을 보이는 그녀를 우리 과에서는 여신으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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